[시사칼럼]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 김성자 씨!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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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사입력 2024-02-21 [10:27]

올해 설 연휴 한국영화 1위는 바로 시민덕희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했을 때는 6위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누적 관객수는 현재 165만 명을 돌파했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에게 사기친 조직원이 거꾸로 구조요청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같이 답답한 소극적인 경찰과는 달리 용감한 시민이 직접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쫓으며 결국 검거해내고아야 마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혹시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우리 화성시민이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

 

바로 정남면에서 세탁소를 운영했던 김성자 씨다.

 

며칠 전 김성자 씨를 만났다.

 

직접 만남은 처음이지만, 사실 오래된 인연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했던 지난 2016, 김성자 씨가 곳곳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통화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실질적인 힘이 되어드리지 못해 늘 마음 한 켠이 무겁고 죄송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영화로 나온다고 하여 몹시 반가웠다. 개봉하자마자 부리나케 영화관을 찾았고 직접 만남으로까지 이어졌다.

 

우리는 흔히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인생이라는 표현을 쓴다. 시민덕희는 영화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고 흥미롭지만, 실제 사연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김성자 씨의 사연이 바로 그렇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범죄를 당한 억울한 시민을 대하는 경찰의 행태에 몹시 분노스러웠을 것이다. 그나마 영화에서는 마지막에 경찰이 제대로 수사에 나서는 모습으로 그렸으나, 실제로는 끝까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사실 무능한 공권력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찰이나 각급 행정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느낄지도 모르나, 왜 계속하여 우리 시민 입장에서 무능한 공권력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지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주변만 둘러봐도 경찰이나 행정의 행태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분노를 터뜨리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또한 당사자가 되어 시민옴부즈만 제도를 찾아 억울함을 호소한 적도 있다. 결과는 흔쾌하지 않았다.

 

무능한 공권력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것은 바로 제 식구 감싸기라고 지적하고 싶다. 내부에서 벌어진 비리나 부패, 혹은 무능함에 대하여 집단이 숨기고 감싸려는 본능적 행태다. 그나마 있을 수 있는 자정 노력까지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김성자 씨의 경우도 그렇다.

 

무능한 공권력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것은 바로 극히 평범하고도 용감한 시민이다.

 

흔히 한 사람 한 사람의 시민은 힘이 없는 존재, 무능하고 약한 존재로 치부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 속에는 평상시에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마치 초인적 힘이라도 갖춘 것처럼 용기있는 행동을 하는 시민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런 시민의 용기가 전체 시민의 행동을 끌어낼 때 우리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들을 맞이한다.

 

김성자 씨가 바로 그랬다.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을 가장 어려운 순간에 어이없게 보이스피싱에 날리고 나서도 자신만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을 보며 용기를 냈다. 경찰서를 찾아 가망 없다는 무시와 핀잔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경찰을 대신해 조직원으로부터 각종 제보를 받아냈다. 그리고 직접 범죄조직 총책의 집 앞에서 이틀이나 잠복하기도 했다.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여성 혼자서 범죄조직 총책 집 앞에 나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무섭지 않으셨어요?” 김성자 씨는 대답했다. “무섭고 말고 할 생각도 안 들었어요. 하도 억울하고 답답하고 분노스러우니, 우리 아이들과 먹고살 내 돈을 나쁜 놈들로부터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결국 총책을 포함해 핵심 범죄자들을 붙잡고 상당한 액수의 검은돈도 수거했으나, 김성자 씨는 3200만 원에 달하는 피해 금액을 전혀 받지 못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극성이던 당시 곳곳에 제보하면 1억 원 포상금이란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 총책검거의 일등 공신인 김성자 씨는 포상금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아니, 끝까지 저열하게 나왔던 경찰에서 귀찮다는 듯 빈정대며 던져준 100만 원을 수령하는 대신, ‘업무태만 진정서제출로 응수했다는 것이 정확한 사실관계다.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은 결말 아닌가? 그래서 이 사건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현재진행형이다.

 

 

영화가 흥행하니 얼마 전에는 화성시청에서도 찾아왔다고 한다. 소식을 전하는 것도 좋은데, 이런 분들이야말로 화성시민상같은 것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시에서도 적극 고민해줄 것을 요청하며, 마지막으로 같은 시민 입장에서 김성자 씨를 응원하는 방법은 영화 시민덕희관람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라 말씀드린다. 안 보셨다면 꼭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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